기억이란 아주 무서운 녀석입니다.
가끔은 사실이 아닌 것들을 사실로 믿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해봤습니다.
여러분은 찰나의 시간에 잠깐 스친 범인의 얼굴을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영상을 순간 캡처한 사진입니다.
사진 속 남자의 모습을 잘 봐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이 일어난 순간입니다.
잘 보이시나요??이번엔 좀 더 천천히 보여드리겠습니다.
다른 각도로 한 번 더 보여드릴게요.
잘 보셨나요? 그럼 이제 아래 6명의 용의자 중에서 범인을 찾아보세요!
Q.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이 실험은 한 TV 프로그램 진행 중에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실제 사건처럼 방청객들은 바로 앞에서 범행 현장을 목격한 셈인데요. 목격자가 된 방청객들에게 이 여섯 명의 사진을 보여주고, 범인이 누구인지 맞혀보라고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28.3%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1번 용의자를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다음으로 4번이 21.7%, 5번과 6번이 각각 17.4%, 2번이 10.9%, 3번이 4.3%의 지목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범인은 1번일까요??아닙니다.
범인은 17.4%의 지목을 받은 5번 용의자였습니다. 바로 앞에서 사건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목격자의 82.6%가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입니다.
자, 이제 기억이 얼마나 위험한 녀석인지 아시겠죠? 특히 사건의 목격자들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렇듯 기억에 왜곡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억을 떠올려보고, 범행 현장의 사진이나 영상을 아무리 반복해 봐도 용의자를 가려내기가 어렵죠.?그러나 우리는 선량한 목격자의 진술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셨다시피, 기억은 이토록 믿을 수 없는 녀석인데도 말입니다.
<라잌스>